10.28 재보선 결과가 나왔다. 안산 상록을에서는 한나라당 송진섭 후보를 누르고 민주당 김영환 후보가 당선됐다. 무소속 임종인 후보는 3위에 그쳤다.
필자는 여러 악조건 속에 있던 무소속 임종인 후보에게 격려를 보내고 싶어, 10월 26일과 27일 안산 임종인 선거사무소에서 전화홍보담당 자원봉사를 자원했었다. 안산시민에게 “기호 10번 임종인 후보께 한 표 부탁드립니다. 꼭 투표해주세요.”라 전화하는 일이었다. 이틀간 기억나는 전화 통화 내용을 소개한다. (굵은 글씨는 필자)
아저씨(1) 아침에 ...... 단일화가 됐어야 했는데. 그걸 트집 잡아서... 참... 내 임종인 의원이 기조가 있는 분이란 건 알고 있으니까.. 그런데 몇 번이야?
- 기호 10번요.
왜 10번으로 간 거야? 왜 그렇게 뒤에 있어?
아저씨(2) 오늘 유세장에 보니깐 그 누구냐 민주노동당 의원이 나왔대.
-누굴 말씀하시는 거죠? 노회찬?
아니.
-심상정?
아니.
-권영길?
아니
-강기갑?
맞아 맞아.. 강기갑 의원이 나왔대. 왜 나왔어? 임종인 글루 가는 거 아냐? 잘 되면?
(3) 오후 3시경. 권영길 의원이 다녀갔다.
여러분이 임종인 후보를 만드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을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최고입니다..... 박수 짝짝짝..
아저씨(4) 단일화 안 하면 투표 안 할 거야! (오후 3시 20분경)
젊은분(5) 임종인 의원 X뿔인지, 나한테 뭐하려 전화해 X팔
(6) 쉬는 시간 선거팀장이 와서 구호를 한번 외치자고 한다.
자원봉사자 여러분, 지금 역사적으로 많은 걸 바꾸는 자리에 있습니다. 구호 한번 외치겠습니다. 임종인 의원 당선과 어머님들의 건전한 성생활을 위하여 파이팅! 우렁차게 파이팅!!! (다들 이 구호를 너무 좋아함)
젊은분(7) - 지지 부탁드립니다.
네.. 알고 있구요, 지금 미팅중이라 전화 오래 못하거든요.
아저씨(8) 난 수암로 등산로 입구에 큰 식당을 하는데, 등산 왔다 가면서 다 여기로 오거든요. 내가 잘 알지요. 임종인 의원을... 그런데 야권통합 왜 안 해?
-몰라요. 아저씨가 와서 좀 성사시켜주세요.
안 하면 백 프로 깨져. 왜 안 해? 아가씨가 좀 해봐.
- 제가 무슨 힘이 있나요?
그건 서로 욕심 때문이야. 가위 바위 보 하면 될 걸.
(9) 오후 4시 43분 임종인 전 의원 방문, 손 두 번씩 움직이면서 자원봉사자들 어깨 주물러주고 “화이팅” 외치고 급히 나감
화요일날(27일)
아저씨(10) 임종인 찍어주라고요? 다른 사람에게 찍어달란다고 찍어주겠어요?
- 전 지금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게 아니고 선생님께 이야기하는 거예요.
알았어요.
아저씨(11) 지지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뽑으려고 해도 나한테는 아무것도 안 왔어. 선거 홍보물도 안 오고 투표용지도 안 오고 나만 쏙 뺐어!
- 임종인 후보가 이런 불평등을 바로 잡을 것입니다!!
알았어요.
어린이(12) -여보세요? 집에 어른 안 계시니?
네.
-혼자야?
네.
-냉장고 열어서 잘 챙겨먹고, 굶지 말고, 숙제도 하고, 그리고 티비 봐라.
네.
-모르는 사람 문 열어주지 말고.
네
아저씨(13) 난 임종인의 열혈 팬이야.
아줌마(14) 나 한나라당 당원이야!
아줌마(15)
- 지지 부탁드립니다. 임종인 같은 분이 정치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강하게) 맞습니다! 맞습니다!
아저씨(16) 난 2번 찍을랴고 하는데.
- 선생님 소신은 존중합니다만.
....하지만 내 참고는 할께.
아저씨(17) 내 전에 말 안 했는데.. 나 임종인 팬이라고. 그런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런데 언론에는 막상막하로 나오는데..
아줌마(18) 난 정했어. 2번 찍을려고.
아저씨(19) 내 임종인 반드시 찍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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