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년 이전 작업 /2011년사건기록들

<법조계> 인터뷰 방법론


 


법조계는 다른 분야에 비해 취재 접근성이 어렵다. 법조계만이 아니라, 일반 사회 구성원 누구도 상대방이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선뜻 만나 질문에 답해주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조직(언론사)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검찰이 그러하다. 나는 검찰 취재는 해보지 못했다. 변호사들과 법원 관련 분들만 접근할 수 있었는데, 그에 대한 방법론을 알려드린다. 법조계를 취재하고 싶은 데, 조직도 없고, 친한 연줄도 없는 분들에게는 이 정보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첫째. 판사님들 만나기. 내 방법론은 이랬다. 당신을 왜 만나고 싶은지 어떤 게 궁금한 지, 일일이 적어서 손 편지를 보낸다. 물론 판사님들 대부분 반응이 없다. (이건 당연하다. 당신이 누군지 알고 왜 만나겠는가?) 그러니 이건 장시간, 끈기 있게 진정성을 가지고 해야 한다. 난 두 권의 책을 쓰면서 판사님 세 분에게 도움을 받았다. 몇 년 전에 모 변호사가 “넌 어떻게 그리 판사를 잘 만나냐? 걔네들 잘 안 만나주는데.”라고 말 한 적이 있는데, 내 생각은 인맥 동원 보다는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 방법으로 편지 이상 좋은 게 어디 있을까? 

둘째, 변호사님들.. 변호사? 하면 누구를 보통 취재하려 갈까? 민변.. 이렇게 많이 떠오를 것이다. 슬프게도 변호사들 대부분은 바쁘다고 잘 안 만나준다. 바쁜 것일 수도 있고 법조계가 무척 좁기 때문에 내부 비판이 쉽지 않은 이유도 있다. 그런데 취재 시, 한 가지 질문에 대해서 다양한 답변이 필요할 때가 있다. <법과 싸우는 사람들> 책을 쓸 때가 그랬는데, 여기에는 변호사님들로부터 답변서 50여개를 받아냈다. 이 책에서 내가 만났던 분들은 김정진 변호사(진보신당), 최재천 변호사, 엄상익 변호사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10대 로펌으로 눈을 돌렸다. (1 김앤장 구성원 수 347 2 광장 212 3 태평양 201 4 화우 182 5 세종 175 6 율촌 124 7 지평지성 98 8 바른 94 9 로고스...)


각각의 로펌 홈페이지로 가면 변호사님들 이멜이 공개된다. 여기에 질문지를 보내는 것이다. 즉 <확률>에 의거하는 것이다. 결과는? 김앤장만 죽어도 답변이 오지 않았다. 통계를 내보니, 약 백 명 당 한 분이 답변을 보내주신 것 같다. 이따위를 질문이라고 했느냐며 무시하는 답변들도 꽤 많았다. 그리고 일부 성의 있는 답변들도 왔다. 그렇게 알찬 답변을 모으기 위해, 약 오천 분에게 <당신에게 소송기술이란?> <판사의 마음을 읽어내는 당신만의 방법?>등등의 질문들을 보냈다. 로펌 변호사들 중에서 기꺼이 만나 주신 분은 <법무법인 율촌>에 계신 모 변호사였는데, 로펌 유일의 <부러진 화살> 애독자였다. 이 분의 첫 마디. 지금도 생생하다. <부러진 화살>을 읽고 너무 감명 받아서 동기 판사 몇몇에게 선물했단다. 아주 좋은 현상이다.

메일 발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법대 교수님들도 있다. 법조계를 취재하여 글을 쓰기 위해서는 판사, 변호사, 법대 교수 이 정도는 구색을 맞춰야 한다. 법대 교수님들은 어떻게 만났는지 설명하면, 인터넷에 법학전문대학원 홈페이지들이 존재한다. 법관 출신 교수들에게 질문지를 보내면 대부분 답변 없다. 즉, 친정 흉을 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판사 출신의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간혹 답변을 보내는 경우가 있었는데 답변 내용이 책에 인용되는 것은 거절했다.

그리고 언론 지상에 오르내리는 유명한 법대 교수님들도 접근성이 어려웠다. 그 분들 하루 일정에 남는 시간이 있다면 모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지 왜 당신을 만나겠는가. 그러니 섭섭할 필요가 없다. 당신은 당신의 인연들을 만날 테니까. <법과 싸우는 사람들> 책 취재 때 답변 주신 교수님 소개하면, 김승환 교수(전북대에 계시다가 전북 교육감으로 가신 분)님이 일번 타자였고, 김은희 교수(충북대). 그 외에 방희선 교수(동국대) 김동훈 교수(국민대).. 김기창 교수님(고려대), 신경섭 교수(카이스트)님은 만나서  말씀을 해주셨다. 


또 생각나는 게 있으면 차후에 덧붙이겠음.(간혹 요즘 뭐하느냐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취재 열심히 하고 있다. 단지 블로그에 올리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법과 싸우는 사람들> 주인공 임정자 씨와 함께 묶어서 소송도 들어왔다. 
☞ 서형작가에게 배달된 소장 내용  
작년에 고소 당한 것들(무고 명예훼손, 협박)은 무혐의 처리 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