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버스 이야기 ① ☞ 나는 희망버스를 왜 탔는가. (참가동기)
희망버스 이야기 ② ☞ 희망버스가 넘어야 할 벽 - 민폐
희망버스 이야기 ③ ☞ 희망버스가 넘어야 할 벽- 배부른 소리
희망버스 이야기 ④ ☞ 희망버스가 넘어야 할 벽
희망버스 이야기 ☞ 나는 희망버스를 이렇게 생각한다. (역사적 평가)
지난 7월 9일 전국 각지에서 시민 일만여명이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에 모여들었다. 이들은 부산역에서 행진을 시작하였으나 봉래동에서 경찰이 친 바리케이드에 막혀 한진중공업에서 투쟁중인 김진숙 씨를 만나지 못했다. 그러자 “김진숙과 함께하자” “정리해고 철폐하자”등의 구호를 외치며 봉래동에서 1박 2일 투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을 호의적으로 바라보지 않은 부산 시민들도 엄연히 존재한다. 이하는 40대 아주머니와 나눈 대화.
△ 솔직히 평생직장이라는 게 있나요? 저는 없을 것 같아요. 지금 이러는 것은 이해는 가요.
- 한진중공업 김진숙 씨에 대해 들어보셨어요?
△ 대충 알아요.
- 그 분이 크레인 위에 올라갔을 때 그 심정을 생각해보세요.
△ 그런데 저도 이것은 알아요. 우리나라가 근대에 들어와서 분배를 많이 안 했다는 것은 알아요. 분배를 못하는 것은 이해는 해요. 사업하는 사람은 위에 로비도 해야 할 것이고, 품위유지도 해야 할 것이고, 쉽게 말하면, 얼마나 포괄적인 것이 많겠어요. 이해는 하지만, 제가 70년생인데, 야간학교 나왔는데, 그 당시 월급을 한 달에 3만원 받았어요. 공장에 다녔거든요. 새벽5시까지 일시켰어요. 그 때는 공부를 해야 되기에 그냥 감사하게 생각 했어요 지나고 보니까 분배에 문제에 있지 않았는가.. 생각이 들더군요. 촌에서 올라와서 시키는 대로 일했는데 월급이 3만 얼마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80년대에 그게 일어난 거예요.
-뭐가요?
△ 6.29선언 말이에요. 저도 고생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제가 했을 때보다 좋아졌어요. 근로환경이 좋아졌고. 분위기도 좋아지고, 저는 정말 열악한 더운데서 선풍기 하나 켜놓고 혹독하게 일했어요. 그때 저는 나이도 적었지만, 그 당시 대학교 언니들이 위장취업을 많이 한 것은 알아요. 말은 안 해도. 그 당시 꼬박 30일 일하고 3만원 받았다니까요!! 그에 비하면 지금 노동자들은 귀족이에요. 이상하게 들리나요? (강하게) 귀족이라니까요!! 저는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에 퇴근하면 야간학교를 갔어요. 생각해보세요. 계산해보라니까요! 하루 일당이 얼마인가요? 천원이야!! 내가 일했을 때를 생각하면 나 요새 사람들 배부르다고 생각하는데요! 지금 사람들 너무 많이 욕심내는 것 아닌가요?
- 지금 직장 나가세요?
△ 아저씨만 직장 다니는데, 월급은 많지 않고, 애들은 학원 안 보내요. 저는 많은 욕심 부리지 않아요.
- 아이들이 뭐라고 하지 않나요?
△ 현재는 그래요. 나중에는 모르겠지만. 다 자기 운명이지요.
- 지금 수준이면 자녀들 대학 학비 충당할 수 있나요?
△ 지금 생활수준으로는 안 되죠.
- 현재 자녀들이 서울 강남 또래에 비해서 경쟁에 뒤쳐진다는 것은 아시겠네요?
△ (큰 소리로) 당연하죠!!!
- 그렇다면 자녀들은 자라서 정규직으로 갈까요? 비정규직으로 갈 확률이 클까요?
△ 그것까지는 다 자기 운명이고, 내가 어떻게 판단을 하죠? 나는 그것까지는 모르지만, 나는 밑바닥에서 해봤기 때문에, 지금 사람들은 어느 정도 갖추고 사는 것 아닌가요? (강하게) 내가 이 말을 해주고 싶어요. 우리가 옛날에 피땀 흘린 것, 그거 착취라는 거 알아요. 하지만 지금 착취는 우리 때 보다 <덜-착취>에요. 나는 그 말을 해주고 싶어요. 우리 때보다는 행복하잖아요. 아닌가요? 지금은 사람들이 너무 편하게 하려는 것 같아요. 소위 헝그리 정신이 없어요. 내가 볼 때는. 지금 노동자들은 훨씬! 많이! 배불렀다!! 내가 볼 때는!! 난 일당 천원도 안 됐어!! 언니야!!!
- 그게 기득권의 논리라는 것 아세요?
△ 아는데... 그래도 내가 했던 시절보다는 낫지 않나... 그리고 이렇게 데모하면 외국에서 수주 하려 오겠어요? 기업들이 오려고 하다가 다 가버리지. 그래도 지금의 사람들은 행복하지. 물질적인 것도 그렇지만... 참 행복하네! 난 그 생각을 해요. 난 일요일도 일을 했어요. 나는 지금 당신네들이 피땀 흘린 것보다 내가 피땀 흘린 것이 더 고생이었어.
- 그런 현실을 누가 바꾸었나요?
△ 내가 말했잖아요. 분배에 문제가 있다고! 그런데 이러면 국내 이미지 메이킹이라는 것이 있잖아요. 이러니까 우리나라에 오려는 외국인 기업들이 다 외국으로 가버리지요. 난 그래서 기업들이 외국으로 가는 거 이해해요.... (생각에 잠기더니) 그런데 비정규직이 뭔가요?
- (비정규직에 대해 설명해줌) 우리나라는 무조건 향후에 경영상의 위기가 올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도 정리해고를 할 수 있는 나라에요.
△ 아.. 그것까지는 몰라요. 하지만 이렇게 장기적으로 가면, 진짜 경영이 악화되면 어떻게 해요?
- 한진 중공업이 적자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어요?
△ 그러면 기업주에 가서 항의를 해야지 여기서 왜 이러고 있어요? (끝)
'2011년 이전 작업 > 2011년사건기록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들은 왜 달리는 관광버스에서 미친 듯 춤을 출 수 밖에 없었는가.(하) (2) | 2011.10.30 |
---|---|
엄마들은 왜 달리는 관광 버스에서 미친 듯 춤을 출 수 밖에 없었는가.(상) (0) | 2011.10.28 |
희망버스가 넘어야 할 벽 - 민폐 (5) | 2011.07.12 |
나는 희망버스를 왜 탔는가. (1) | 2011.07.11 |
촛불집회 재판_2011.6.2 (0) | 2011.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