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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전 작업 /항해일지

<부러진 화살>책 발행에 도움을 주신 분들께.


 

후마니타스 출판사에서 <석궁사건>에 대한 책을 쓰지 않겠냐는 제의가 들어온 것이 작년 6월이었습니다. 출발은 순조로웠습니다. 


2009년 3월 말에, 안중근 의사의 가묘가 모셔진 서울 효창원에서 뜻 깊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정운현, 김삼웅 선생님께서 중국에서 안중근 의사의 유해매장 추정지로 알려진 곳에 있는 흙을 가져와 효창원 가묘에다 뿌리는 합토식을 치른 것입니다.

그때 내 옆에 있던 어떤 아주머니들은 김삼웅 선생님을 가리키며

“저 분이... 김구 평전도 지으신 분이고, 안중근 평전도 지으신 분이고... ”라 소곤거렸습니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죽은 사람 이야기야 얼마나 쓰기 편한가.. 태클 들어오는 사람이 없으니..”라며 신세를 한탄했습니다.

제 수첩 기록에 의하면 4월 10일 후마니타스 박상훈 대표로부터 호되게 꾸지람을 들었고 눈물을 쏟아냈다고 나와 있습니다. 당시 저는 8개월간 했던 이 작업을 그냥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었습니다.

이 책의 서문에도 밝혔지만, 저는  김 교수의 동의를 얻지 못한 채 책을 내게 됐습니다. 이유는 책 서문에 나옵니다. 그게 지금 제 마음의 짐으로 남아있지만, 일단 막바지에 순조롭게 이 책이 나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분들이 있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PD수첩 김보슬 피디님과  SBS 윤창현 기자님(전 뉴스추적 담당), 서울대 최갑수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최교수님은 서울대 시국 선언 하던 그  당일 날 원고를 정정해서 보내주셨습니다. 부산지방법원 문형배 부장 판사께도 감사드립니다.  서로 나눴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책에 싣는데 허락해주셨고 다시 다듬어서 빠르게 보내주셨습니다.  오마이뉴스 시민 기자로 활동하는  법원 공무원 김용국씨께도 감사드립니다.  전화상 용건만 건네고 끊으려는 저에게 최근에 어떻게 지내느냐 묻지도 않는다며 섭섭함을 내비치셨는데, 오마이뉴스에서 5월 특별상을 받아 사이버머니 20만원 받은 거 다 알고 있으니, 너무 섭섭해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김명호 교수님 사건 관련해서 나서기가 무척이나 어려웠을 텐데, 전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님, 비록 전화상이었지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우리 사회 구조가 갖는 모순에 맞서 투쟁하시는 사법피해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신 후마니타스 출판사 식구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후마니타스 출판사 대표이신 박상훈 선생님께서는 우는 저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진보진영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아느냐? 그건 사상이 아니다. 바로 내 옆에 있는,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상대방을 감싸 안고 공존하려는 ‘인간미’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과제를 던져주신 박상훈 선생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상 마칩니다.

서형올림. 2009년 6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