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했다가 큰 봉변 당할 뻔 했습니다
6월 10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국민행동본부 및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중심이 돼 촛불집회를 반대하는 ‘촛불반대집회’를 열였다. 여기에 참석한 20명에게 의견을 들어봤다. 중복되는 내용은 생략했고, 비판대상에게 찾아가서 반박인터뷰도 함께 행했다.
(10) 70대 남
△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 왔다. 촛불시위가 정말로 순수한 목적으로 시작됐다면 이렇게 한 달을 가야했는가. 왜냐하면 정부에서 하겠다는 일도 있고, 이것을 계속하면서 어디로 몰고 가냐 했을 때 이 사람들이 어떤 목적이 있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건 아니다.’ 나는 6.25때 그리고 해방된 후에 서울에서 남로당원들이 싸우던 그것을 알아요. **(이런 저런 과정을 거쳐서)*** 박헌영이 북한으로 도망갔거든요. 이건 내부적으로 틀림없이 뭔가 있어요. 다. 공산당이라는 것은 선전, 거짓 그게 공산당이거든요. 순수한 것으로 봤는데, 점점 순수한 게 아닌 것 같다.
- 어떤 부분에서요?
△ 어떤 부분이냐면 MBC나 KBS는 경찰들 다치는 것은 말하지 않고 경찰들이 했다는 것만 말하고 있는데, 그 저의가 뭔가. 경찰들 쇠파이프로 맞는 걸 볼 때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리고 유모차 끌고 오는 엄마들, 애기 데리고 놀러 갈 거면 창경원이나 공원에 가야지 왜 여기에 오는지 정말 이해가 안 돼!
(11) 반론 : 유모차 끌고 나온 엄마(촛불집회 찬성)
△ 놀러 나가려면 애가 셋인데 오늘은 막내만 데리고 참여를 했는데요. 이건 놀러나오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저희 아이들이 다 초등학교 유치원 다니는데 저희가 안 사먹는다고, 저희만 사교육 안 시킨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지금 세금이 오른다는데 저희 서민 입장에서 한두 가지 문제가 아니라 가령 의료보험만 따져 봐도 저희 아이가 약한 편이라서 한 달에 두세 번 병원에 가는데 그것도 못가는 미국처럼 된다면 없는 사람들은 집에서 아프다가 그냥 어떻게 되는 거고. 돈 있는 사람들은 무한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는 건데 그건 거꾸로 가는 거죠. 그런 것을 없애기 위해서 그것을 거꾸로 가는 시대라서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을 물러주기 위해서 나오는 거예요.
(12) 77세 남(이 분에게 엄청 꾸중을 들었다)
△ 내가 여기 온 이유는 촛불시위를 과도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 정부를 하려고 하는 일이 있는데, 그걸 잘 생각해줘야죠.
- 4.19때도 학생들이 나왔는데 그때랑 지금이랑 무슨 차이죠?
△ 아. 달라요. 왜 그러냐면 민주화 시대라서 독재정치를 물리치려고 일어난 거고 난 이해해요.
- 지금도 학생들이 이명박대통령이 ‘독재정치’를 한다고 하거든요.
그때였다. 대화를 엿듣던, 한 할아버지가 나를 향해 삿대질을 하기 시작했다.
“이 사람이 어떻게 4.19와 비교해!! 내 손자도 중학교 다니는데, 핸드폰으로 자꾸 여기 (촛불집회에) 오라고 한 대!! 어떻게 4.19와 같다고 해!! 이런 나쁜 년!!”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왜 그런 거야? 아가씨?”라고 묻는다. 순식간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제가 말실수를 했다면 죄송합니다.”라며 아주 납작 엎드렸는데도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당신 전교조야? 이런 나쁜 게 어디 있어!!!” 주변에서 삿대질하는 손가락이 점점 늘어났다. 그 때 한 할머니가 내 손을 잡아채고는 밖으로 끄집어냈다.
(13) 60대 女(절 구해주신 분)
- 절 구해줘서 고마워요.
△ 사람은 보는 눈이나 열린 눈을 통해서 지혜가 생기는데, 젊은 사람들과 이게 대립되는 거야. 현장에서 부딪히는 거야. 자네가 다수에 둘러싸여 있으면 그러다가 상처입지. 다들 이명박 타도를 외치는 젊은이로 보는 거야.
- 단지 젊다는 이유로?
△ 지금 시청광장에 두 가지 세력이 혼합 돼 있으니깐 그 쪽에서 오나 생각했겠지. 그러다가 봉변당하지.
- 서로의 생각이나 의견을 주고 받을 수도 있을 텐데 그 자체가 힘드네요?
△ 유교문화 때문이야. 우리가 자랄 때는 어른들이 얘기하면 그저 가만히 앉아서 듣는 걸 덕으로 생각했어. 문화의 차이가 거기서 충돌이야. 늦둥이를 나서 지금 내 아들도 2십 몇 살이야. 개는 민주주의를 받아들여서 학교에서 “똑바로 자기 의견을 말해라.” 이렇게 교육받고 자랐어. 그게 뼈에 베도록 교육 받은 거야. 서로 교육 받은 게 서로 다르니깐 충돌이야. 어른들은 이해를 못하는 거야. 나도 우리아이가 그러면 섭섭해.
- 그럼 여기 있는 분들은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 겁니까? 젊은이들이 옛날처럼 가만히 듣고 있길 바라는 겁니까?
△ 이제는 바뀔 수 없다는 거, 안 된다는 거 아니깐 그렇게도 못하고, 자기도 변화가 안 되고 그러니 외로운 거야.
- 제가 아까 “죄송합니다.”라며 아주 엎어졌는데도 삿대질하시더군요.
△ 그래서 고독한 거야. 다 외롭지. 어른들도 공부하면서 배워야 하는데 그걸 하기가 힘들지.
- 어머님은 어떤 맘으로 여기 왔어요?
△ 이명박 대통령이 애국심이 있는 사람이야. 회사에서는 자신감은 있었고 기성세대는 그걸 믿어줬잖아. 그런데 정치를 모르는 사람이야. 정치 연륜이 짧아서 그래. 김영삼 김대중처럼 훈련기간이 적었잖아. 노무현도 그것 때문에 비판을 받은 거야. 그러니 정치가 엉망이 된 거야.
이 사람도 그런 거야. 이 미국산 쇠고기를 계기로 모든 불만세력이 촛불시위에 나왔거든. 자기불만, 개인적 불만, 밑에 깔린 불만들이 인터넷을 이용할 줄 아는 성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동원해서 나온 거야. 안타깝지. 기득권이나 여유 있는 사람들은 울분을 안 느껴. 먹고 살만 하니깐. 그러니깐 그런 세력이 쇠고기 문제 자체가 아니라 이걸 기화로 폭발된 거야. 얼마 안타까워.
내가 나도 공부못해서 중학교 밖에 못나오고 비정규직이면 촛불시위에 나왔을 거야. 그런데 그게 아니니깐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생각하지. 그러니 눈물이 터지도록 이 나라가 안타까운 거야. 어른들은 그래서 나온 거야. 어떻게 세운 나라야. 그 애국심이 있는 거야! 젊은이들은 총괄적이고 종합적인 사고를 못하거든요. 우리아이도 ‘한겨레신문’만 봐와가지고 그래. 신문도 여러 가지 봐야하는데, 그게 나이가 있고 사고력이 성숙돼야하는데,
인생이 5세, 10대가 성숙한 사고가 되겠어? 적어도 40대가 되어야지, 사고가 성숙해지지.
(14) 여성민우회-(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때 인터뷰 : 촛불집회 찬성)
- 지금 여성민우회에서는 텐트에다가 어린이들이 그린 걸 전시하잖아요. 그런데 애들이 뭘 알긴 압니까?
△ 아이들을 뭘 알까 그러지만, 애들도 자기 생각과 판단이 다 있어요. 평상시에 학원 다니고 공부하기 바빠서 애들과 대화를 할 시간이 없어 자기 생각을 표현할 길이 없던 것 뿐이거든요. 아까 우리 아들이 그린 게 있는데 한 번 보세요.
(16) 70대 男(촛불집회 찬성)
△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자체가 국민학교 5학년만도 못한 거예요. 이 쇠고기 협상 한 것이 전세계적으로 욕을 먹고 있어요.
- 이명박 정부가 잘못했다고 보십니까?
△ 그거야 국민학교 5학년짜리도 아는 거지.
- 젊은이들이 시위하는 거 이해하세요?
△ 이해는 못하는데, 이게 시위하게끔 만든단 말이에요.
- 아직 취임한지 백일 밖에 안 됐는데 물러나라고 하는 건 너무 지나친 게 아닌지.
△ 한 달이고 뭐고 사람은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이미 ‘인수위’시절에 물러났어야 해!
(16) 60대 남(촛불집회 찬성)
- 촛불집회 반대하시는 이유가 뭔가요?
△ 전 촛불집회 찬성이에요.
- (놀라면서) 네? 아니. 그럼 여기 왜 오셨어요?
△ 제가 장애인 단체 ○○시 지부 교통봉사대원이라 저분들과 같은 차를 타고 왔는데, 저기는 못 끼거든요. 전 저 분들과 반대 입장이에요. 이유가 뭐냐면, 지금 모든 걸 민영화시킨다고 하잖아요.
제가 혈압이 높아서 수급자인데, 취직은 못 하니깐 돈 몇 푼 주면서 이거 먹고 살아라 이렇게 정부에서 개 취급하거든요. 그런데 그래도 정부에서 관리를 해주려고 하잖아요.
40만원 안 되는 거 가지고라도.그런데 (의료부문) 민영화가 돼 봐요. 우리는 완전 찬밥이에요. 지금은 수급자지만 민영화 되면 일반사람들처럼 돈 내고 주사 맞아야 한대요. 제게는 그런 현실이 있기 때문에 반대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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