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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청산가리막걸리사건 추적기(나흘간의 기억을 찾아서) /5.부록

순천청산가리막걸리사건 추적에 들어가며

 

전체목차 ☞ 나흘간의 기억, 순천청산가리막걸리사건 추적기 

 

 

필자 소개는 이렇다. 2009<부러진 화살> 2011<법과 싸우는 사람들>을 집필했다. 이 블로그에는 20097월 발생한 순천청산가리막걸리 사건 쟁점 정리 및 수사를 보안한 내용을 담았다.

순천청산가리 막걸리 사건 진행과정 

 

순천청산가리막걸리 사건200976일 전남 황전면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다. 이미 5년 전 사건이라 기억하지 못하는 독자가 대부분일 것이다. 이 사건은 법원을 드나들고 검찰과 경찰을 만나며 접한 수많은 사건 가운데 유난히 두드러진 특징이 있었다.

첫 번째는 살인 방법이다. 한 마을에 사는 아주머니 네 명이 막걸리를 마시고 병원으로 실려 갔는데 두 명이 바로 사망했다. 원인은 청산가리 중독이었다. 언론은 당장 이 사건에 주목했다.

두 번째 특징은 검찰이 수사를 주도했다는 점이다. 사건을 맡은 순천경찰서에서 한 달 넘게 뚜렷한 물증을 찾지 못하자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강력사건에서는 보기 드문 모습이다. 당시 순천지청은 순천경찰서에 수사 중단과 모든 사건 관련 기록을 요구했다. 물론 경찰 처지에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검찰이 신속하게 가해자 부녀에게 자백을 받아낸 것은 사실이다.

세 번째 특징은 검찰 수사를 둘러싼 잡음이다. 2014년 초, 우연히 사건 당시 검찰관계자를 만났을 때, 필자는 순천청산가리사건을 글로 써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는 자신이 경험했던 가장 인상적인 사건이었다고 했다. 수사단계에서 자백 이외에는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단지 자백을 했기 때문에 범인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언론은 부녀가 범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 강했다. 자백 말고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비판에 SBS<그것이 알고 싶다>가 선두에 섰다. 가족 및 친척들 반응도 비슷했다.

 

 

마지막 특징은 종잡을 수 없는 재판 결과다. 재판은 판결을 위해 피의자 자백 내용이 얼마나 타당한지 먼저 검토한다. 1심 재판부는 피의자가 검찰에 한 자백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판결은 무죄였다. 하지만, 1년 뒤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뒤집는다. 피의자 자백이 타당하다며 각각 무기징역과 20년형을 선고한 것이다. 대법원도 피의자가 검찰에서 한 자백이 타당하다고 보고 유죄를 확정한다.

 

 

대법원 확정 판결 소식을 접하고 궁금한 게 생겼다. 피의자 자백을 받은 검찰이 어떻게 증거를 하나도 찾지 못했을까. 오히려 피의자는 범행을 일체 부정하고 검찰이 증거로 압박하여 자백을 받아내는 게 상식적이지 않은가. 이 사건은 증거 없이 자백만 나왔고 법원은 그 자백을 증거로 채택했다.

2013년 초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부녀는 여전히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아버지 백경환(가명)을 면회했고 그를 통해서 글을 써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그리고 재판서류들을 모두 넘겨받았다. 부녀와 가족들은 여전히 재수사를 원하고 있었다.

 

필자는 사건기록을 검토하고 2014년 초 두 차례, 사건 기록과 현장을 대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내가 가진 의문은 단 하나였다.

검찰이 부녀의 자백외에 증거를 찾는 게 과연 불가능했을까?‘

시간과 함께 증거들은 사라져간다. 수사단계에서 미진했던 부분은 없었던 것일까? 필자가 2014년 현장을 관찰한 기록을 공유한다.

좋은 의견이 있다면 언제든지, seohyung224@gmail.com 으로 부탁드린다.

201412. 서형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