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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전 작업 /그외재판들

에너지 영리화는 토막살인 행위다

(2) 에너지 강의 : 석유 고갈의 정치경제(두번째 주제)

최근 고유가 시대를 맞이하여 이화여대에서 재임용에 부당하게 탈락된 이성형 교수가 ‘에너지’관련 강의를 열었다. 첫 강의 두번째 주제로 국내 에너지 문제를  전체적으로 바라보는데 주안점을 뒀다.

관련기사 : 미국이 에너지에 강박관념 갖는 까닭

2008년 6월 18일 여전히 이성형 교수의 강의를 듣고 싶어하는 옛 제자들과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강의 내용을 일부 편집한 것이다.
(강의정보:
http://club.cyworld.com/ewhapolitics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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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고갈의 정치경제 강의 목차

(1) 참고자료 및 유용한 싸이트 소개
(2) 석유 메이저
(3) 석유는 어디에 묻혀 있는가?
(4) 석유의 이동경로
(5) 누가 석유가격을 올리는가?
(6) 에너지망 민영화는 토막살인의 비극
(7) 엉망인 행정에서 꼬이는 에너지문제
(8)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에너지 문제
(9) 원자력 발전소를 어떻게 볼 것인가?

(1) 에너지망 민영화는 토막살인의 비극

에너지를 ‘생산-유통-소비’ 구조 개선안 이 문제도 심각합니다. 전력 같은 경우도 송전 배전망이 허술하면 누수현상 이게 강해요. 생산되는 발전량이 다 소비되는 게 아니고 중간선이 엉망이면 절반정도가 날라 가죠. 북한이 전력난이 엉망인 이유가 그겁니다. 노후화돼서 전력을 줘도 줄줄 다 세서 다 못 쓰는 거예요. 그럼 결국 송전망 배전망 다 깔아줘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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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는 생산해서 공급자가 있고 도매망을 통해 소비자에게 가는데, 이런 것들이 합리화하는 게 중요합니다. 최근에 와서 전력산업, 가스 산업을 민영화한다고 논란이 있잖아요. 김대중 정부 때 전력산업 구조 개편하느라 전력산업을 다 쪼갰어요. 발전회사도 여섯 개로 쪼개놨어요. 배전도 쪼개고 송전망은 국가가 관리하고 이런 식으로 팔려고 쪼갰어요. 지역별로 쪼개놨어요. 외국기업들에게 팔려고 했는데 했는데 발전노조에서 강하게 반발했어요.           

국민들 입장에서도 볼 때 쪼개서 팔면 잘못하면 토막살인 비극이 나옵니다. 왜냐하면 통합이 됐을 때가 굉장히 효율적으로 발휘가 되거든요. 발전에서 생산하고 고압송전망 연결하는데, 이게 굉장히 미묘한 콘트롤 기능을 해야 해요. 전압은 어떤 방식이어야 하고, 주파수 다 맞춰야 해요.

배전소 넘기는 과정에서도 옛날에는 한국전력 일관라인으로 통제망이 하나만 있으면 시스템이 바로 연결됐었거든요. 그런데 이걸 쪼개면 ‘전력거래소’가 생겨요. 그게 천명이 고용창출 효과가 생겨요. 그리고 전력거래하는데 도매업자, 소매상이 경쟁이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도매업자들도 경쟁하면 전력가격이 떨어질 거다”라고 보는데 우리나라는 아니에요.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전력비용을 떨어트릴 방법이 없어요. 왜냐하면 모든 1차 에너지는 모두 수입하잖아요. 그죠? 중국에서도 수입하고 가스공사는 여름철에 수입하는데 거기서 절대 비용절감 안 됩니다.

쪼개면 오히려 비용이 증가합니다. 기존에 한국전력이 중국에서 물량을 일괄해서 들어올 때는 바이어(buyer)가 바잉파워(buying power)가있습니다. 그럼 더 싸게 공급할 수 있죠!! 장기물량으로 해서 20년 치 석유 몇 만 톤 이렇게 계약할 수 있고 선박도 장기계약 하면 싸게 합니다. 그런데 이걸 쪼개 노면 장기물량 못합니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단기수익을 내야 하니깐 에너지 도입비용이 늘어납니다.

에너지망의 민영화라는 것은 내가 만약 SK, 현대 같은 기업 입장에서는 발전소를 가지면 좋습니다. 발전소는 초기에 거액의 투자를 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가지고 있으면 수익구조는 안정적이에요. 수익이 생길 수 밖에 없잖아요!!! 생산하면 팔릴 수 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경영자는 이윤추구자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행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적게 생산하고 비싸게 받자.’!!! 이 얼마나 좋습니까? 전력 거래소에서 그런 전략적 행동이 가능해요. 어떻게 하냐면 전력 피크타임에만 확 파는 거예요. 여름에 전력을 줄여서 갑자기 가격이 몇 백을 하든가, (2000~2001년) 캘리포니아 전력 사태처럼 가능합니다. 이렇게 장난치면 배전회사가 망합니다. 몇몇 민간업자가 담합하면 가격이 폭등해서 수익이 올라가겠지만, 배전회사가 망하면 정부가 들어가서 살려줘야 하고.. 이처럼 ‘전력이나 가스는 쪼개면 비효율적이다’라는 건 증명이 다 된 겁니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다시 일괄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정부도 전력은 다시 통합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게 떠보는 것인지, 어떤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하겠습니다.

(2) 엉망인 행정에서 꼬이는 에너지문제

이런 고유가 시대에 ‘유류가격체제’를 정비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동안 보조금을 줬던 걸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다음 폭등했을 때 유류세제는 어떻게 제정할 것인가? 화물 운전하시는 분들이 얘기 하잖아요. “차 할부금도 내야 하는데 기름 값 빼면 남는 게 없습니다.”라고. 이리 폭등속도가 빠를 때 정부가 빨리 빨리 대응하면서 유류세제를 빼주든가 해야 하는데 수수방관하다 이리 당하는 거죠.



에너지 절감운동이 왜 안 되냐면 ‘에너지 절감운동’은 환경부에서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지식경제부(전 산업자원부)에서 하거든요. 산업자원부는 생산과 소비를 모두 규제하는 기구인데 거기서 “쓰지마”라고 하는 것은 모순적이잖아요. 오른손은 많이 쓰라고 하고 왼손은 쓰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은데 그걸 한 사람이 다 할 수는 없거든요. 우리나라는 행정이 이런 게 엉망이에요.

그리고 일본만 해도 TV광고를 보면 어릴 적부터 외출할 때 집안에 있는 코드를 다 뽑도록 교육시켜요. 국민들에게 계몽 및 훈련을 시켜야 하는데 우리는 에너지 낭비가 심한 나라에요. 우리는 유럽보다도 못 사는데도 일회용을 쓰잖아요. 이런 거 다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해요.

앞으로는 에너지를 굉장히 효율적으로써야 합니다. 발전소는 대개 석탄을 때죠. ‘화력발전’이라고 해서 석탄을 땔 때 엄청난 열기를 가지고 터빈을 돌리죠. 그러면서 전기는 송전탑으로 나가고 열이 엄청나게 나기 때문에 물로 식히는데 뜨거운 수증기가 나오죠. 그걸로 아파트에 뜨거운 물 공급하는데, 그러면 가스 보일러를 할 필요도 없잖아요. 이걸 복합화력발전이라고 하는데 이처럼 다양하게 에너지를 소비하는 과정을 개발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3)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에너지 문제

우리는 너무 경제적인 것만 따져요. 한 예가 ‘태양광’은 비쌉니다. 그럼 정부가 개입해서 보조금 주면서 특히 시골주택부터 태양광으로 권장했다면 지금처럼 유가가 올라가고 가스 값이 오르는 시대에는 태양광이 장기적으로 경제성이 있는 거죠. 지금 시골도 다 심야전기를 깔아놨는데 다시 할 수 없잖아요.



또 한 가지 예를 든다면 우리나라는 수력발전소는 더 이상 안 만들죠. 그런데 혹시 양수발전소라고 알아요? 이건 한마디로 괴물이에요!! 지리산 같은 외딴 지역에 전력 공급하려면 엄청난 전신주를 깔아야 해서 창안한 거거든요. 조그마한 개울물을 경사가 있는데서 한군데 모아요. 그럼 저수지같이 물이 모이겠죠. 그 물을 심야전기를 이용해서 다시 높은 데로 올려요. 그리고 낮에 그걸 떨어트리면서 전력을 만들어내는 건데 그게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이냐면 지금처럼 전력가격이 높으면 이 물을 올릴 수가 없어요.

결국 우리가 한 것은 온데 파헤치면서 건설했는데 결국은 환경파괴는 환경파괴 대로 됐고 경제적으로는 아무 쓸모없는 애물단지가 됐고!! 그렇다고 그게 어린이 놀이터가 될 수 있는데도 아니고!!! 결국은 돈만 수천억 낭비된 거예요!! 이런 게 관리행정의 문제거든요. 에너지 문제는 단기적으로 접근하면 다 깨지게 돼 있어요.

(4) 원자력 발전소를 어떻게 볼 것인가?

우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 KW(키로와트)당 생산비가 쌉니다. 그 이유가 원자력 때문이죠. 물론 원자력을 지으려고 할 때마다 반발이 많았는데 저도 원자력이 환경적으로 좋지 않다 생각합니다만 오늘날 같은 고유가 시대에 생각해보면 원자력으로 안 했으면 전기값이 상당히 오르고 전력공급에 상당히 차질이 생겼을 겁니다. 물론 환경론자의 저항이 있습니다.

생태 운동하는 사람들이 원자력이 비용이 더 크다고 해요. 사회적 부담비용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고 하는데 이건 너무 과격한 생태주의 논리에요. 이런 것들을 잘 생각해보세요. 어느 정도 생태주의 논리와 결합해야 하는가? 사실은 생태주의자처럼 살면 좋죠. 아무것도 안 때고 해가 지면 자고 나뭇가지로 불해서 밥 먹고 하지만 문명의 단계는 이미 그걸 넘었잖아요. 많은 사람들의 경우에 도시에 태어나서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그렇게 살수는 없잖아요. 과격한 생태주의 논리는 그게 보기에는 미끈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 있는 생활양식은 아니지요.

여기서 프랑스 사회를 한번 살펴봅시다. 프랑스 사회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은데도 의외로 반환경적인 시스템이에요. 핵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나라입니다. 핵발전소를 너무 많이 만들어서 이웃나라에 수출합니다. 이탈리아에서 쓰는 전력의 상당부분이 프랑스에서 가져오는 겁니다. 그럼 제정신이 드는 사회가 어떤 사회냐? 결국은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가능성이 있는 에너지를 찾아야합니다. 지금 촛불문화제도 우리의 생활수준을 반영한 거죠.

70년대 80년대만 해도 고기를 못 먹던 시절이라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가 문제가 될 게 없었을 겁니다. 지금은 건강에 대한 관심, 식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결국은 환경친화적이고 GMO(유전자조작생물체)에 대한 거부감이 점점 커지고 있는 거죠.

지금 에너지시스템은 중앙집권적입니다. 발전소도 중앙집권시스템으로 쫙쫙 공급하고 있는데 미래사회는 다중심적인 공급에너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사고가 나도 크게 안 납니다. 몇 년전에 알프스 산맥을 넘는 송전탑에 사고가 났는데, 그때 고압송전탑이라 딱 나갔어요. 이탈리아 전역이 정전됐었는데, 유일하게 이탈리아 전역에서 불이 밝은 곳이 한 군데 있었어요? 그게 어딘지 아세요? 바로 바티칸인데, 왜냐하면 바티칸은 캔들파워(candle power)가 있거든요. (다들 폭소) 양초의 힘은 바티칸이지 우리나라가 아닙니다. (다들 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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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카톨릭교도들은 정전을 무서워하지 않아요. 그래도 좀 나아진 게 우리는 핸드폰이 있어 이 불빛으로 아파트 계단을 올라갈 수는 있어요. (계속 연재)